문화, 정서에 따라 다른 이모지에 담긴 뜻 : 팝콘(
) 이모지
국제 커뮤니티에서 가끔 좀 생뚱맞아 보이는 이모지(emoji)를 보고 당혹스러웠던 적이 있습니다.
여러번 겪다 보면 대충 상황상 어떤 뜻인가 보다 이해를 하게 되지만 처음 볼 때는 ‘이 흐름에서 대체 왜 저런 이모지를 쓰는 거지?’, ‘날 놀리려는 건가?’ 싶을 때가 있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로 팝콘(
) 이모지에 대해 말씀드려 볼까 합니다.
우리나라(남한)에서 온라인에서 열띤 토론을 하는 가운데 팝콘(
) 이모지가 나오면 “당신들은 피터지게 싸워 봐라. 나는 구경이나 할란다.”하는 조롱, 비웃음, 폭력의 방치라는 의미가 크다고 봅니다.
이는 아마도 우리가 '팝콘’을 영화 관람과 연관시키기 때문이 아닌가 싶은데, 스포츠 경기 같은 데서는 그나마 대면 소통이라도 있지만 영화를 볼 때에는 소통이 없고 반응조차도 자제해야 하는 짙은 수동성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유야 어떻든 간에, '팝콘’이라는 맛있는 먹거리가 유독 논쟁 사이에서 등장을 하면 조롱, 비웃음의 의미로 쓰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외국 커뮤니티, 국제 커뮤니티에서는 가끔 다른 의미로 쓰이기도 하니 알아 두시면 오해가 없을 것 같습니다.
제가 알아본 바로는 서구권에서도 팝콘(
) 이모지가 단순히 관심, 흥미를 나타낼 때도 있고 조금 부정적인 뜻으로도 쓰인다고도 합니다.
하지만 온라인에서 토론의 분위기에 따라서는 즉 너무 거칠게 흐르는 논쟁이 아니라면, 팝콘(
) 이모지는 '내가 흥미를 가지고 관심있게 지켜보는 중입니다’란 의미로 많이 쓴다고 합니다.
다르게 말하자면, 우리가 여러가지 뜻으로 ‘
’ 이모지를 쓰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
’ 이모지를 우리는 흔히 ‘좋아요’ 이모지라고 하는데 이는 대개 페이스북에서 ‘좋아요(like)’ 단추로 부르면서 시작된 것 같습니다만, 요즘은 이것을 대개 긍정적이면서 여러가지 뜻으로 쓰고 있습니다.
특히 그 가운데는 그 단추를 눌러 놓음으로써 그 글에 달리는 반응에 대한 알림이 오는 경우에 그 알림을 받기 위한 쓰임새로도 종종 씁니다.
(이 곳 포럼에서 ‘
’ 이모지가 바로 그와 비슷한데, 이 포럼에서 이 이모지의 이름은 'like’가 아니라 '+1’입니다. ^^)
이처럼 일부 문화권에서 팝콘(
) 이모지는 관심있는 글을 표시하고 '그대들의 논의를, 이 글을 관심있게 보고 있습니다’라는 뜻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으니 알아 두시면 저처럼 당혹해 하는 일이 적을 듯 합니다.
덧붙여, 그럼 왜 우리(한국 사람)는 팝콘(
) 이모지가 불편한가를 생각해 보니, 굳이 단순화해서 말하자면, 서양에서는 싸움이 일어났을 때 맞서서 해결하는 것이 올바른 길이라는 정서, 문화가 있습니다.(물론 모든 서구권이 그렇다는 건 아닙니다.)
옛날 영화를 봐도 중세 시대에 말로 해결이 안 되는 다툼이 생겼을 때 때로는 목숨을 건 결투를 통해 해결을 하고, 미국 서부시대처럼 법이 모든 것을 보호하고 해결해 주지 못할 때에는 1대1 결투를 통해 해결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견줘 한국이나 일본 같은 경우에는 공동체가 혼란에 빠지거나 망가지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분위기이다 보니 어떤 싸음이 생기면 서로 참도록 말리거나 혹은 중재해서 해결하는 것을 올바른 길이라고 여긴 탓이 크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서 한국, 일본 같은 동아시아 문화권과 중동의 보수적인 문화권, 일부 유럽과 라틴 문화권에서 팝콘(
) 이모지를 꽤 부정적으로 본다고 합니다.
혹시라도 외국 커뮤니티, 국제 커뮤니티에서 팝콘(
) 이모지를 쓰실 때에는 너무 격렬하지 않은 분위기의 관심이 가는 글에서만 쓰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혹시 외국 사람이 논쟁 중인 글에 팝콘(
) 이모지를 쓰더라도, 나쁜 뜻이 아니라 논쟁의 주제나 흐름이 관심이 간다는 표시로 받아들이시면 되겠습니다.
다만, 같은 서구권이어도 팝콘(
) 이모지의 의미나 사용에 매우 불편해 하는 사람도 꽤 있는 것 같다는 말씀도 덧붙여 두겠습니다. ^^ (그래서 이 OSM 포럼에서도 여전히 논란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