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히스토리컬맵 (OHM) - 활성화의 어려움

오픈스트리트맵 편집자님들 안녕하세요!

오늘 OSM 활성화 방안에 힘쓰고 계신 깨몽님께서 저에게 OHM의 활성화에 대해서도 질문을 남겨주셨습니다. 답변으로 전달드린 저의 생각을 많은 분들과 함께 공유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커뮤니티에도 남겨봅니다.

앞서 커뮤니티에 OHM에 대해서 소개하는 글을 올렸으니 먼저 읽고 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활성화 문제는 osm에서도 고민하는 문제이지만, ohm에서는 특히 더 어려운 문제로 보입니다. 사실 한국보다도 훨씬 많은 유저들이 편집할 유럽, 북미권 지도도 텅텅 빈 상황이고, 기본적인 수로나 국경조차도 완벽한 편집이 되어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주제 자체가 다루기 어렵고 협소함.

ohm은 지도와 역사 모두에 관심이 있는 유저를 대상으로 합니다. 특히 옛날 시점의 지도라면 관련 옛지도나 기록, 또 그것을 해설하는 문헌자료의 정보를 바탕으로 편집할 수 있는 역사학도, 역사 덕후들의 참여가 절실할 것입니다. 여기서부터 편집자의 폭은 대단히 줄어듭니다.

물론 꼭 그러한 유저가 아니더라도 osm 데이터를 바탕으로 현존 건물의 내력을 역추적 하는 식으로 편집할 수는 있지만, 편집가능범위가 수천년에 달하는 점을 생각하면 제한적이고 osm과 다를 바 없게 되어 아쉬움이 있습니다.

  1. osm 사용법을 슥듭해야 하는 문제.

아무리 지도와 역사에 관심이 있더라도 osm 사용법을 알아야 ohm도 편집할 수 있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ohm는 osm의 파생 서비스라고 생각합니다. 시간성을 부여하는 태그 (start_date, end_date), 시점 조정 배너와 고유의 지도레이어를 뺀다면 osm과 놀랄만큼 비슷합니다. 위키 설명글도 ‘osm 사용자라면 익숙할 것이다, osm을 모르면 osm 사용법을 참고하고 오라’ 라는 식으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osm를 배우고 익숙해져야 한다니 여기서 또 편집자의 폭이 줄어듭니다.

  1. osm 특성을 제하고서도 마주치는 고증, 비정 문제.

1번과 2번을 충족한 유저가 막상 편집에 들어가려니 마주하게 되는 어려움입니다. Osm에서 많이 활용하는 위성사진, 항공사진은 7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공개되어 있고, 그 이전의 것은 결국 옛지도, 기록과의 고증 싸움이 됩니다.

한국의 경우 19세기 말까지만 하더라도 실측에 따른 지도 제작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처음으로 지적도가 제작된 것은 대한제국 시절, 질 좋은 실측지도가 널리 생산된 것은 일제강점기부터입니다.

물론 비실측 지도라도 도성대지도, 대동여지도 등처럼 안에 담아낸 정보량과 정교함을 따지면 다른 국가에 꿇리지 않을 정도로 훌륭한 작품들이 많지만, 기본적으로 실측 기반인 ohm에서 그것들을 옮겨놓는 것은 안타깝게도 위치 비정 (내지는 추정)의 연속이 될 수밖에 없어, osm에서 일상적인 신속하고 정확한 지도구축과는 동떨어지게 됩니다.

지도라도 남아있으면 다행인데 질이 좋지 않거나 자료, 기록이 부족하거나 아예 소실된 부분들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전란이 왜 그리도 많은지, 고려 이전의 지도는 전무한 상황이라 사실상 발굴조사 실측도를 1차 자료로 삼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또 넷상에 공개된 옛지도가 부족하기로는 일제시대를 넘어 60~70년대까지도 마찬가지여서 지적도 같은 제한적 공개된 지도를 따로 알아봐야 하는 문제도 있습니다.

이것은 서양권 편집자들도 마찬가지여서 14세기 이후의 정확한 실측지도를 옮기는 식으로 주된 편집이 이뤄지는 모양입니다. 고대 로마나 중동 지역, 중국 왕조의 지도는 고을의 위치나 국경을 대강 편집하는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렇듯 ohm은 진입장벽도 제법 있고 활동유저도 몹시 적은, 초창기 osm과도 같습니다. 지금 ohm에 들어갔을 때 어느정도 채워져 있는 서울 사문안 지역은, 제가 ohm에 처음에 왔을 당시에는 종로와 청계천만 놓인 허허벌판이었습니다. 관심이 별로 없어서 편집을 못하고 있는 다른 지방 도시들은 지금도 그런 상태로 놓여 있고요.

편집자들끼리 모여 작업의 구심점이 되어줄 커뮤니티도 따로 없는 것도 고민입니다. 공식적으로는 개발진 블로그나 sns 외 커뮤니티가 따로 있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있으며, osm 위키 내 ohm 관련 문서들이 입문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해당 위키에서는 ohm 커뮤니티가 osm 커뮤니티의 파생 커뮤니티로 겸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어려운 소리만 하게 된 것 같아 쑥스럽습니다. 그러나 ohm의 매력은 그것들을 상쇄시키고도 남습니다. 전세계 대상, 수천년의 역사라는 ohm의 엄청난 활용 가능성에 열정적으로 뛰어드신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한국 고속도로와 철도의 역사에 열정적이신 분들께서 크게 편집해주시는 걸로 알고 있고, 그외에는 수도권과 영남권 아파트 단지를 편집해주시는 분들, 일회성 편집자분들, 중국 쪽 편집자분들도 지도를 통한 한국의 역사 재구축에 힘쓰고 있습니다.

제가 osm 한국 커뮤니티에 찾아와서 홍보한 것은, 접점이 많은 osm 쪽의 훌륭한 편집자분들 중에서 역사에도 관심이 있는 분이 계실까 한번 찾아뵈었던 것입니다. 저 역시도 시간이 난다면 이곳에서 ohm의 편집법이나 노하우를 알리는 데 역할을 다하고자 합니다.

osm의 많은 분들께서 아무쪼록 많은 관심을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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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고맙습니다.
질문을 드렸던 사람으로써 질문을 드린 까닭과 얽혀 제 생각을 덧붙여 보겠습니다.

OSM을 더 널리 알리고 사용을 늘리는 과정에서 OHM도 교육현장이나 지도의 역사적 변화를 보여주는 등에서 쓰임새가 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말씀하신 것처럼 편집자 층이 OSM보다 더 제한받을 수 없는 상황이지만, 이른바 역사 덕후나 역사 지도에 대한 필요성이 있는 분들께는 OHM의 편집자를 늘리는 것이 곧 OSM의 편집자 수를 늘리는 것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서로 상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OHM 쪽의 사정을 속속들이 알지는 못 합니다만, OHM 편집자들이 좀더 유대감을 가지고 편집을 이어갈 수 있게 하자면 OHM도 어쨋든 나름의 소통 채널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그런데 보다 많은 사람이 반길 채널을 찾는 것이 쉽지는 않네요. ^^;)
그리고 OSM 쪽과도 종종 교류를 하면서 함께 할 수 있는 부분들을 늘려 갔으면 하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위에서 보기를 든 교육현장에서 OSM 사용을 늘리는 것 같은 일에는 함께 하면 서로 도움이 되지 않을까도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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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 apolgies for both my English and my delay in finding this and responding.

I’m one of the coordinators of OpenHistoricalMap and would love to have more involvement in Korea - ask me anything!

Please know that we do have more OHM-specific communications channels than we did 1 year ago & we’re very focused on both the OHM forum and improving the OHM wiki (on OSM’s wiki).

@hangkuhistory - how can the OHM advisory team best help OHM mapping in Korea?

Kind regards,
Jef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