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히스토리컬맵 (OHM) 입문하기 - 날짜 태그와 필터링

안녕하세요. 역사지도를 표방하는 OSM의 파생 프로젝트 오픈히스토리컬맵 (OpenHistoricalMap)에서 활동하는 유저입니다. 3년 전에 소개글을 남긴 바 있는데, 오랜만에 이곳에서 다시 인사드리게 되었네요.

수년의 시간 동안 오픈히스토리컬맵은 수많은 데이터가 축적되며 발전해 왔습니다. 기능 면에서도 여러모로 개선되어 왔는데, 이를테면 한글 창제 이후 지명 표기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같은 문제도 다국어 지원을 통해 유저 환경설정에 맞춰 알아서 설정되어 고민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그런 발전이 있다면 진입장벽이 높아지는 부분도 분명 존재하기에, 지금까지 터득해온 프로젝트의 참여 방법을 이 자리에서 조금씩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입문하시는 분들께 유용한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픈히스토리컬맵의 편집 환경

처음으로 오픈히스토리컬맵 (이하 OHM) 사이트에 들어가 iD 편집기를 열어보면 당황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데이터가 잘 구축된 지역을 보면 OSM과는 달리 엄청나게 많은 점선면이 빽빽히 겹쳐 있기 때문인데요.

일례로 서울 광화문의 미국대사관 일대를 보면 이런 식으로 보입니다. 왜 이렇게 되어 있냐면 OHM에서는 그 자리에 있었던 모든 시간대의 지물들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입니다.

OSM에서는 지금 현재의 지도를 만드는 것이 목표이므로, 현장이나 위성사진에서 보이는 대로 그리면 됩니다. OHM은 지금 뿐만 아니라 과거의 모든 지도들을 참고해야 합니다. 특히나 광화문 일대는 육조거리라 해서 조선시대와 일제강점기의 관청가가 밀집하였고, 그 건물들이 지어지고 사라지기를 반복해 왔기에 수많은 지물들이 중첩되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생각해보면 현실에서도 역사가 깊은 터일수록 옛 건축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 마련입니다. 눈에만 보이지 않을 뿐이지 땅 속에 묻혀 있을 테니까요. 실제로 얼마전에 광화문 앞의 도로면을 팠더니 전차 선로가 드러났다는 뉴스도 있었죠.

날짜 필터링

그렇다면 저 상태에서 편집을 진행해야 하느냐?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특정 날짜에 따라서 지물들을 필터링할 수 있는 기능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iD 편집기 기준으로 우측 탭의 ‘지도 자료’ (단축키 U)를 열면 'Date Range’라는 입력란이 존재합니다. 여기서는 어느 시대의 지물을 표시할지를 입력할 수 있습니다. 내가 원하는 기간의 시작일을 Start Date에, 끝일을 End Date에 입력하면 됩니다.

날짜는 ISO 8601 표준에 따라 연도 4자리-월 2자리-일 2자리로 적습니다. 기원전은 연도에서 1년을 빼고 마이너스 (-) 기호를 앞에 붙이면 됩니다. 기본 설정으로 되어 있는 -4000-01-01은 (한 해를 빼서) 기원전 4001년 1월 1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시점을 1900년 1월 1일 (1900-01-01) 하루로 설정해 보았습니다. 1900년 구한말 시기의 건물들만 표시되었기에, 아까보다 훨씬 더 깔끔해져서 무리 없이 편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정 하루 뿐만 아니라 알아볼 수 있다는 전제 하에서 좀 더 긴 시기로 설정하는 것도 권장됩니다.

날짜 태그 (시작일자와 종료일자)

특정 날짜에 따라 지물이 표시되는 원리는 그 지물에 날짜 태그가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날짜 태그는 OSM에서와는 달리 오픈히스토리컬맵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핵심 태그라 할 수 있습니다.

날짜 태그는 시작일자 (start_date)와 종료일자 (end_date) 태그로 나뉩니다. 시작일자는 지물이 현실에 나타난 날짜를, 종료일자는 사라진 날짜를 적습니다. 수백 년간 건축과 파괴를 반복해온 광화문을 예시로 들어보겠습니다.

2010년 제자리에 복원된 광화문은 start_date=2010-08-15로 시작일자 태그가 달려 있고, 지금까지 파괴되지 않고 존재하기 때문에 종료일자 태그는 달려 있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그 뒷편에 1968년 콘크리트로 복원되었던 광화문은 2007년에 철거되었다는 사실을 반영하여, start_date=1968-11-18과 end_date=2007-06-15가 모두 붙어 있습니다.

이렇게 날짜 태그가 설정된 덕에 2007년 이전에는 콘크리트 광화문이, 2010년 이후에는 새로 복원된 광화문이 지도에 표시되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앞서 Date Range로 필터링이 가능했던 것도 그 지물에 달린 날짜 태그로 걸러냈기 때문인 것입니다.

그리고 iD 편집기의 UI에서도 그 지물의 시작/종료일자를 표시해 주기 때문에, 어떤 지물이 그 지물인지를 쉽게 구분할 수가 있습니다.

날짜 태그는 건물 뿐만 아니라 도로, 명소처럼 인간이 만들고 부수는 것은 물론, 숲과 강, 바다 같은 자연지물에도 또 달아야 할 때가 많습니다. 도시개발이나 간척 등으로 자연 지형도 변화하기 마련이니까요. 위 사진의 인천항 일대는 부두의 형태에 따라 바다의 영역마다 날짜 태그가 달려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JOSM 편집기에서도 날짜 필터링을 설정할 수 있는데, 다음 글에서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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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은 있었지만 진입장벽이 있어서 섣불리 매핑에 도전해보지 못했었는데, 덕분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나중에 여유가 되신다면 옛날 지물을 편집하기 위한 기초자료들, 대표적으로 지적원도와 같은 래퍼런스를 구하고 또 지리참조(georeferencing)하는 방법을 공유해주시면 매우 유익한 정보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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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흥미로운 작업이고 활용도도 높을 것 같은데 실제 활용 사례를 찾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떤 역사적 시기 혹은 역사적 사건을 매핑해서 그것이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줄 수 있다면 꽤 좋은 활용 사례가 되고 활용 가능성을 높일 수 있지 않을까요?

예를 들어, 서울 광화문 주변은 꽤 자주 바뀌고 있는데 최근 광화문 월대 근처의 변화라거나 남대문이 불탔다가 다시 건축된 거라거나 이런 변화를 보여주는 것은 사람들의 관심도 끌 수 있고 의미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물론 이것은 예시로서 든 것일뿐 찾다 보면 이보다 훨씬 역사성 있는 작업 예시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 역시 그냥 아이디어 차원입니다만, 커뮤니티에서 지리와 관련된 역사 이야기를 나누다가 사람들이 관심이 가지는 것에 대해 조금 더 집중하고 그러다가 한 지점이나 구역을 정해서 함께 매핑을 해 보는 것도 재밌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러려면 OHM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적어도 몇몇은 되어야 할 텐데··· ^^;;

조금 더 덧붙여 보자면, 이 생각은 얼마전 제주 원도심 매핑을 할 때, 사람들이 손을 모으니 이렇게 달라지는구나 하는 걸 느끼면서도 그런 생각을 했었습니다.(물론 훌륭훈 원 소스가 있어서 가능한 일이었지만···.)
그리고 최근 경주를 보면서도 옛날 유적들이 하나씩 다시 발굴되는 과정을 보면서, 유적들이 잠식되던 때에는 자료가 없어서 구현하기 힘들겠지만, 인가나 이런 것을 없애고 발굴해서 유적을 복원하는 과정을 매핑하면 역사성은 물론이고 의미도 크겠다 싶었습니다.

OHM이 부디 그 활용도를 잘 살릴 아이디어와 활용 사례가 많이 나왔으면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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