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다른 지물에서는 그런 보기가 별로 없는데 유달리 역 이름 등에서 ‘-역’ 같은 설명항(說明項;descriptive terms)을 붙이지 않는 것이 OSM 지도 편집에서 원칙처럼 되어 있는데, 이것은 원칙을 잘못 풀이하고 이해한 결과인 것 같으므로 더 이상 ‘-역’ 같은 설명항을 빼지 마시기 바랍니다.
뒤에 이와 관련된 몇 가지 논란에 대해서도 언급을 하겠습니다만, 관련 논란에 대해서는 더 논의를 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논란의 시작
잘 아시다시피 적어도 우리(한국 사람, 한국 말)는 설령 다른 지도 지물과 헷갈릴 일 없는 경우에라도 태백역, 강릉역을 ‘태백’, '강릉’이라고 표현하는 경우는 없습니다.(너무나 명백해서 굳이 밝힐 필요가 없는 열차표 같은 데서는 제외)
심지어 '서울역 1호선 지하철역’을 '서울역’이라고 표현하는 경우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그동안 OSM의 잘못된 표현과 서양(? 영어권?)의 관례를 따라 역 이름 등에서 설명항을 빼고 적고 있었습니다.(지도에서 영어권 이름에서는 종종 역 이름 뿐만 아니라 강 이름, 다리 이름 등 여러 경우에 설명항을 안 적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동안에도 이미 여러 차례 이에 대한 문제 제기와 불편함을 호소하는 의견들이 있어 온 것으로 압니다.
이것이 OSM 위키의 서술 잘못과 이를 잘못 이해한 것에 문화적 차이를 무시한 결과였다는 것을 밝히고자 합니다.
짐작되는 논란의 까닭
이는 누군가가 OSM 위키의 “Tag:railway=station” 항목에서 합의나 논의 없이 ‘if it is not part of the name printed on signs at the station’(역의 표지판에 인쇄된 이름에 포함되지 않은 경우)이라는 표현을 마음대로 빼면서 생긴 혼란과 오류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그와 관련된 논의를 한 흔적이나 그런 논의 과정을 아는 이가 전혀 없으며 그런 조건을 뺄 만한 타당한 이유가 없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서양 일부 문화권과 다른 문화적 차이도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봅니다.
여러 군데에서 물어본 결과 서양 일부 문화권에서 지물 이름에서 일상적으로 설명항을 종종 생략하는 까닭은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하지만 서양에서도 문화권에 따라 다른지 의견이 분분합니다.)
제가 외국 언어에 대해 아는 것이 없어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여러 의견을 들어 보건대 영어에서 종종 설명항 대신에 정관사 the를 붙여 표현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이 설명할을 생략하는 데에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하는 의견도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 지도 지물에서 설명항을 생략하는 것은 이와는 별개로-물론 영향은 받았을 수 있습니다만- 속성이 분명한 지물에서 시인성을 위한 편의에 따라 붙이지 않았다는 설명이 좀더 설득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가장 영향력이 있는 구글지도에서 조차도 ‘역 이름’, ‘강 이름’ 등에 설명항을 생략하고 있으며 이것은 우리나라 일부 지도 지물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여기에는 참으로 덧붙일 말이 많은데, '구글 지도’에서 기차역인 '서울역’도 '서울역’으로 적혀 있고 지하철역인 '서울역 지하철역’도 모두 '서울역’으로 되어 있고 심지어 '서울역 버스정류장’도 모두 '서울역’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기차역인 '부산역’은 '부산’으로 되어 있고 지하철역인 '부산역 지하철역’은 '부산역’으로 되어 있습니다.(이런 혼란 때문에 엉뚱한 지물에 다른 곳의 리뷰가 적혀 있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다른 역의 경우에도 '-역’이 붙는 경우도 있고 안 붙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 마디로 뒤죽박죽이라는 얘기입니다.(심지어 유럽의 어느 기차역은 기차역 외부 간판에도 분명히 '-역’이라는 표현이 있으나 OSM과 구글지도 모두 '-역’이 빠져 있는 상태입니다. 외국 사람들도 이에 대해 명확하고 설득력있는 해석을 내놓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어찌 되었건 간에 일단 주로 서양 지역을 살펴보면 ‘-역’, ‘-강’, '-교’가 안 붙어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동아시아 쪽에서 일상적으로 ‘-역’, ‘-강’, '-교’가 안 붙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우리는 주변에 다른 지물과 헷갈릴 일이 없음에도 '청계천’을 ‘청계’, '낙동강’을 '낙동’이라고 하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따라서, 일상에서 늘 붙는 설명항을 굳이 안 붙일 까닭, 근거가 없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 때문에 생기는 혼란이나 불편 같은 것도 있지만 이는 지물 이름에서 설명항이 붙어야 하느냐 빠져야 하느냐 하는 근거와는 큰 상관이 없는 것이므로 일단은 빼겠습니다.(물론 작은 근거는 되겠습니다만…)
참고 삼아, 이와 관련되어 보이는 논의 몇 꼭지를 덧붙여 두겠습니다.
- 지물에서 설명항이 생략되는 까닭은 무엇입니까? (2024년 7월)
- 정식명칭(역명 등) 기재방법 (2023년 11월)
- 한국 OSM 커뮤니티의 한국 철도역 이름 설문조사 (2018년 11월)
- 한국에서 railway=station 지물의 한국말 이름 (2018년 11월)
결론 : 일상에서 늘 붙는다면 굳이 설명항을 없애면 안 된다.
여튼, 여러 논의를 살펴 보건대 지도 지물 이름에서 딱히 (유독 역 이름 등에서)설명항을 쓰지 말아야 할 명확한 근거를 찾지 못 했고, 그래서 OSM 위키에서 해당 설명 부분의 이력을 살펴본 바 이 또한 명백한 근거 없이 조건부 제한 표현에서 무조건 제한 표현으로 바뀐 것을 찾았고 여러 의견을 들어 이것을 다시 조건부 제한 표현으로 바꾸었습니다.
따라서, 지물 이름에서 거의 늘 설명항이 따라붙는 한국 안에서는 결코 설명항을 뺄 까닭이 없으며 오히려 설명항을 빼는 것이 OSM 위키의 원칙을 벗어나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혹시라도 이전에 오해가 있었던 OSM 위키 설명을 보고 그것이 원칙으로 아는 분께도 잘 설명을 드렸으면 싶습니다.
덧붙여…
아마도 어쩌면 여전히 이에 대해 뭔가 의견을 덧붙이고 싶은 분이 계실 것입니다.
의견을 덧붙이실 분은 그것이 단순한 의견인지 아니면 원칙적인 부분에 대한 반론인지를 구분해서 원칙적인 부분에 대한 반론이라면 근거를 밝혀 적어주시면 좋겠습니다.(그래야 논의가 될 것이기 때문에…)
특히 위 논리에 따르는 경우, 일반적인 기차역의 경우에는 '-역’이 붙는 대신에 기차역 근처에 있는 지하철역 같은 경우에는 ‘-지하철역’ 등의 설명항이 따라 붙어야 하고 버스 정류장의 경우에도 ‘-버스정류장’ 혹은 ‘-정류장’ 같은 설명항이 붙어야 알맞을 것입니다. 이에 대한 논의와 합의도 따라야 할 것으로 봅니다.
덧붙임 2.
문화권, 언어권 사이의 관례와 차이를 견줘 볼 수 있는 자료가 있어 덧붙입니다.(텔레그램 사용자 ‘tan sam’ 님 제공) - 위키미디어 커먼즈의 ‘Railway station’ 문서
위키미디어에서 기차역 이미지를 모은 것인데, 서양에서는 외부 간판에서조차도 '-역’이라는 설명항을 종종 생략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특히 동아시아에서는 반드시 설명항이 붙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