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을 그리는 데에 있어 '들머리처마'(porch)를 어떻게 나타낼 것인가!

OSM에서 건물(building;‘건축물’)을 그릴 때는 (굳이 3차원으로 표현하지 않는다면)대개는 들쑥날쑥한 옆 모양에 얽매이지 않고, 또는 건물의 각 부분을 신경쓰지 않고 위에서 봤을 때의 모양을 따서 그리기로 되어 있고 저 역시 그리 합니다만, 이 수는 꽤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OSM에서 건물의 모양은 그 건물 각 부분의 가장 바깥선!)

건물 모양과 OSM에서 건물을 그리는 수
물론 제대로 그리려면 지상부터 맨 위까지 모든 공간이 쓰이고 있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나눠서 그려야 하겠으나(층 수가 낮은 부분이나 가운데가 비고 그 위에 쓰이는 공간이 있는 경우 등:지면에서 시작하지 않는 부분을 가진 건물) 모든 건물을 처음부터 그런 식으로 그리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OSM에서)'고정된 기둥’과 '갖춰진 시설물로써 지붕’이 있는 것을 ‘건물’(building)로 본다 하더라도, 그릴 때는 제 구실을 하는 부분과 ‘큰 기능은 없는’ 부속 부분은 나눠서 그릴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도드라진 보기가 바로 ‘들머리처마’(주로 건물의 들머리 쪽에 건물에 잇달아 비나 햇볕을 막기 위한 쓰임새로 튀어나오게 만든 부분. 영어에서는 ‘porch’, 중국한자로는 ‘柱廊’. '표준국어대사전’에는 한자말로 '현관’이라 하고 있으나 옛날에는 '현관’을 그런 뜻으로 썼는지 모르겠으나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서 처럼 '현관’은 그냥 '문간’이란 뜻으로 쓰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같은 것인데, 이것은 건물이기는 하나 속성을 ‘건물’(건축물)에 아울러 그리기 보다는 따로 ‘들머리처마’( building:part=porch)로 주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단지 비나 햇볕을 가리기 위한 쓰임새로만 쓰이는 '들머리처마’일 때 얘기입니다. 만약 ‘들머리처마’ 위나 아래가 유리 같은 것으로 둘러처져 있고 또렷히 다른 쓰임으로 쓰이는 공간이라면 ‘건물’ 일부분으로 보거나 다른 속성을 주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했을 때 좋은 점은 다른 속성들과 부딛히는 일이 확!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특히 이 들머리처마 아래로는 경로가 지나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 들머리처마 부분을 건물로 그리게 되면 건물 안으로 경로가 파고 드는 모양새가 되고 속성 충돌 경고가 뜨게 되는데(물론 레이어를 달리해서 해결할 수는 있습니다.), 속성이 '지붕’이라면 경고가 뜨지 않습니다.(그리고 사실 이 때의 들머리처마는 지붕 이상의 구실도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출입문은 보통 '들머리처마’를 지나서 건물선에 만들어지게 되는데 '출입구’는 건물선에 점으로 있어야 한다는 OSM 원칙에도 맞게 됩니다.(만약 '들머리처마’까지도 건물로 보게 되면 실제 출입구가 있는 곳은 건물선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이렇게 했을 때 좀더 깔끔해 지는 또 하나가, 요즘 흔히 비나 햇볕을 피해서 건물 사이를 오가기 위해 천막을 설치하는 경우도 있고 캐노피를 씌우는 경우도 있습니다.(covered=arcade)
천막은 건물로써 좀 애매하지만 '캐노피’의 경우에는 고정된 기둥과 갖춰진 지붕을 가졌으므로 OSM 기준 대로라면 '건물’로 보아야 하겠으나 이런 경우 건물 본체에 붙은 일부가 아닌 '지붕’으로 속성을 줄 수가 있어 깔끔해 집니다.(쉽게 말해 ‘building=*’ 가운데서도 ‘building=roof’ 속성을 주면 됩니다.)

또 한 가지, 한옥처럼 건물의 일부가 튀어나와 있는 경우, 건축법 대로 기둥(정확히는 벽체 바깥선)을 기준으로 건물선을 정하고 튀어나온 처마 부분은 따로 속성을 주는 것이 더 좋겠다는 생각인데, 이에 대한 언급이나 비슷한 언급을 아직 찾지 못해서 어찌해야 할지 더 고민을 해 봐야 겠습니다.(이 역시 '들머리처마’와 비슷한 속성 충돌 문제가 생기고 있습니다.)
특히 건물 벽체보다 튀어나와 지붕이 있는 경우 가끔 그 지붕 아래에 다른 건물이 있기도 하고 지붕 아래로 담이나 심지어 (단순 '경로’가 아닌)길이 지나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분명 서양에도 건물과 건물이 겹치는 경우가 있을텐데, 이에 대해서 OSM 위키에서는 어떻게 처리하도록 되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아직은 찾지 못했습니다.)

덧붙이자면, 차라리 (들머리처마처럼 별 의미없는 구조물이 아니라)건물이 건물 아래로 파고든 경우라면 쉬울 수도 있습니다. 보통은 그렇게 그릴 일이 없겠지만 분명히 OSM 위키에는 건물의 측면 모양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도 마련해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지 가리개 구실만 하는 구조물을 좀 다른 문제라고 생각을 합니다.

끝으로, '건축’(학)에서는 '건물’을 '고정된 기둥’과 ‘벽체’, '지붕’을 기본요소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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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도 깊은 글 잘 보았습니다.
건물을 주된 부분과 곁다리로 붙어 있는 부분으로 나눠서 그리는 방식도 좋은 것 같습니다.
저는 건물과 바깥쪽 지붕을 별개로 취급할 수 있으면 별개의 건물로 그리지만, 일체형이면 그냥 경고가 뜨더라도 통째로 building=yes로 그립니다. building:part=porch는 300회 정도밖에 사용되지 않은 태그라 유효성 검사기에서도 굳이 해당 태그를 고려하면서까지 경고를 없애 주지는 않나 봐요. 실제로 이런 소수 태그를 고려하기 어려운 문제 때문에 검사기를 무조건 신뢰하지는 말라고 하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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